애비는...새끼들이 궁금해도 주변만 멤돌고 둥지로 오지를 못하고...어미의 독박 육추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다...숫놈 얼굴도 못 보는거 아닌가? 하는 걱정으로...조금 일찍 자리를 비워 준다... 사람이 없으면...숫놈이 올까 봐서...
가슴털을 부풀려 최대한 폭신폭신하게 만들고...조심스럽게 둥지로 내려 앉아 새끼들을 보온한다... 나에게도 저런 새끼 시절이 있었을 것인데...기억이 나질 않는다... 새끼들이 커도...나처럼 기억이 나질 않겠지?
끝임없이 새끼들을 보고...자랑스러워 하고...행여 조금이라도 추울까봐...보온도 해주면서새끼들은 무럭무럭 커가고...
새끼의 작은 배변을 곧바로 소화시켜 버리는 어미의 모성애...대단하다...
예년과 달리...이번의 새끼들은 배변활동이 뜸하다... 그러다 드디어...새끼 한마리의 엉덩이가 하늘로 솟았다...
어미가 새끼들을 돌보다...둥지에서 나와 바로 눈앞의 가지에 앉아 스트레칭을 한다...너무 가까워서...600mm가 촛점을 잡지 못하고...한참 동안의 스트레칭과 춤사위를 눈으로만 봐야 하는...황당함도 있구나...
1년만에 다시 보는 긴꼬리딱새의 모든 몸짓과 눈빛이 이쁘다...새끼들도 귀엽고... 여수산단을 끼고 있으면서도 이런 귀한 새들이 보금자리를 튼다는 것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다른 새끼들과 다르게...한 녀석이 잘 받아 먹는다...다행이다...
둥지에서 새끼들을 품을 때도...긴장을 놓지 않고 주변을 경계하고...어느정도 보온이 되었다 싶으면...먹이 사냥을 나가고... 조금 전에 잡아왔던 잠자리를 또 잡아 왔다...새끼들이 조금 전과 다르게 잘 받아 먹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