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한다...많이도 누르고 있다... 본능적...습관적으로 눌러지는 셔터가 아쉽기는 하다만...여기에서 기다리다 보면 나만의 문제는 아닐 듯 싶다...
안그래도 시커먼 녀석들이...떼로 날라버리면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다... 꼭...지옥도의 혼란스러움을 보는 듯 하다
약간의 여명이 비치지만아직 흑백사진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루미들이 날기 시작하면여지없이...무의식적으로 셔터가 눌러진다... 조금 참을 줄 아는...기다릴 줄 아는...사람이 되어야 할건디...아직 철들라믄 멀었는 갑따...
배를 타고 이리저리 옮기면서 흑두루미 구경을 한다 해뜨기 전이라 조금 추운 듯 하지만흑두루미에 빠져 추위를 잊어 버린다...
잠자리에서 깨어...날라가고...다시 들어 오고를 반복한다...아직 해가 비치지 않아 거의 흑백 사진이지만 이런 풍경을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싶어 셧터 소리만 남긴다...
와온 해변에서 흑두루미를 찍으려고 갔다가너무 멀리있어 순천만으로 달렸다... 우연히 만난 선장님과 아무런 준비도 없이 배를 탄다... 초겨울 날씨가 추울건디...
어쨌거나...너는 우리들과 한겨울을 버텨야 하고...우리는 너로 인해...뜨거운 겨울 텐트의 맛을 봐야 하고... 잘 지내 보자...
최대한 자연스럽게 찍어 보겠다고물에 떠내려온 나무를 횟대로 사용해 봤다... 조금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 보이기는 한다...
갈 때를 놓쳐...우리와 함께 한겨울을 지내야 할 녀석이다...그러나 아직 뜨내기와의 자리 다툼이 한창이고...왜가리 녀석까지 설쳐대고 있으니...심란함을 함께 느낀다